그럴 수도 있지

feel 2019. 10. 21. 00:05

다른 어떤 말보다도 위로가 되는 한마디.

누가 나한테 좀 해줬으면 하는 말

 

"그럴 수도 있지"

 

내 스스로한테는 하기 힘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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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ep

feel 2007. 12. 10. 02:30

노래를 딱 한곡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너는 어떤곡을 택할래?
하고 그녀석이 묻는다.

- 음..난 creep으로 할래
- 왜?
- 평생 한곡만 들어야할텐데 이 노래는 절대 안질릴꺼거든

사실 mp3 한곡 다운로드 상품권이 생겼는데
하나만 고르라는게 난감해서 선택을 나한테 떠넘겼던거였지만
음악 좀 듣는다 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분명 들어봤을
흔하디 흔한 이 노래를 택한건 내가 생각해도 좀 의외이긴 하다.
라디오헤드를 특별히 좋아하는것도 아니고.
이글을 쓰면서 다시 생각해봐도 이유는 모르겠다.


당신은 평생 들어도 질리지 않을 노래가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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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기억보다는

feel 2007. 1. 12. 18:02

오후 4시가 되서야 일어나
떡진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누나 밥줘 하는 동생녀석을 보니
이놈 군대 보낼 때 생각이 난다.

지금은 예비역 2년차가 된 내 동생이 군대갈 때
중요한 시험이 있어서 훈련소까지 따라가지 못하고 집에서 배웅을 했다.
마지막으로 얼굴을 볼 때에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버스를 타고 학교가는 길에 정말 엉엉 울고 말았다.

워낙 붙임성이 없는 녀석이라서 그리 친하게 지내지도 않고
터놓고 개인적인 이야기 한번 해본적이 없는데
피붙이라는게 이런거구나싶게 오만가지 걱정이 다 들고
그동안 내가 못해줬던 것들만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어릴땐 참 많이도 때리고
머리가 좀 커지고 나선 힘으로 안되니 동생이 잘못한게 있으면 쪼르륵 부모님께 가서 이르고
꼭 누나니까 양보해야 하는 상황에선 어쩔수 없이 양보하면서도 속으로는 이를 갈았다.

음, 그러고보니 나도 참 파렴치한 인생을 살았군.


왜 꼭 누군가를 떠나보낼때에는
즐거웠던 기억, 아름다운 추억보다는
못해줘서 아쉽고 상처줘서 미안했던 일들만 떠오르는걸까

그리고 다시 돌아오면 잘해줘야지
수천번 다짐했던건 다 어디로 가고 매번 똑같은 짓을 반복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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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이유

feel 2006. 9. 23. 03:39
여기 연인이라 부를수 없는 남녀가 있다.

몇번의 아픔을 겪으면서 이기적이 된 두사람은
연애의 장점만 수용하고 단점은 눈에 띄지 않게 잘 묻어두었다.

만남을 기다리지만, 설레임은 없다.
서로에게 냈던 생채기는 이제 아물었고 남아있는 흉터에 대해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어떤 화두로도 대화가 대는 상대는 흔치 않다.
그래서 그가 더 이상 내 애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너무 아쉽다.
그렇지만 감정이 다시 엮였다가 파국으로 치닫는건 원치 않을 뿐더러
이 이기적인 관계는 너무나 달콤해서 깨고 싶지 않다.

말도 안되는 관계를 유지할수 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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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은

feel 2006. 9. 18. 02:11

몇차례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사랑에 대해서 냉소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 사랑 같은건 없어. 허영에 찬 사람들이 만들어낸 환상이야.

그렇지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만난다 하더라도
만나는 동안 만큼은 상대방에게 집중했고 진심으로 대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대에 따라서 마음의 깊이나 기간은 달랐지만 그것들 모두가 사랑이었다.
3개월 죽자살자 하다가 아니다싶어 헤어지면 난 그사람을 3개월간 사랑한거다.
헤어진 다음날로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면 내 사랑은 그 순간부터 다시 시작하는거고

이제 나는 다시 생각한다.
- 사랑이 있긴 하지. 유일하지 않을 뿐


봄날은 간다에서 상우는 은수에게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한다.
여기서 상우는 어떻게 사랑이 변할 수가 있니라고 물어보는게 아니라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걸 인정해야 하는 자신에게 던지는 마지막 발악이 아닐까
어차피 그말이 그말이지만 써놓고 보니 그럴싸 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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